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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tory/실천적 서평 글쓰기

실력은 단순함보다 복잡함에서 나온다

나의 애독 유튜브 채널 「체인지 그라운드」 , 「신박사 TV」에서 추천하는 책 '평균의 종말'을 선택해서 읽어보았다. 다른 책들도 많았지만 왜 하필 이 책을 고르는 이유는 단순히 '종말'이라는 단어가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종말'의 사전적 정의 by 네이버 국어사전

이 책을 읽기 전 나에게 '평균'이란 성적이나 등급을 평가할 때 사용되는 통계적 기준이었다. 그리고 학창 시절의 난 이 평균을 기준으로 평균 이상의 학생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한 기억밖에 없었다. 결국 나에게 있어 '평균'이란 극복해야 할 무언가였다. 극복해야 할 '평균'이라는 기준에 끝을 알리는 단어인 '종말'을 붙이다니!!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읽은 책이었다. 

 


 

 평균주의의 탄생

 

평균은 천문학에서 해당 측정값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 주로 쓰는 방법이다. 이러한 평균의 개념을 1840년대 현실 사회에 적용하여 수학적으로 해결하려고 한 천문학자 '케틀레'는 '평균값'을 오류가 없는 '이상적 수치'로 간주하였다. 그리고 인간 사회의 교육계, 산업계에 그대로 적용하여 '평균적 인간'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케틀레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축적된 전체 오류값은 평균 측정값을 통해 최소화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나온 평균적 인간은 이상적이고, 평균에 벗어난 개인은 오류다.

케틀레가 착안해낸 이 평균적 인간이라는 개념은 바야흐로 평균의 시대를 열었다. 다시 말해 평균이 정상이 되고 개개인이 오류가 되며 과학이 정형화에 정당성을 각인시켜주는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그리고 현대에 들어와서는 한 그룹의 유형을 알면 그 개인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이론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1890년대 영국 상류층 골턴은 평균의 개념을 받아들이되, 평균을 계층화의 기준으로 바라보았다. 즉, 평균을 기준으로 평균 이상이면 우월층에 속하며 평균 이하이면 하류층으로 바라보았다. 골턴은 평균을 기준으로 인간의 계층화를 옹호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평균을 기준으로 평균 이상의 인간을 우월층에 속하는 반면, 평균 이하의 인간을 저능층이다.
예컨대 평균보다 50퍼센트 더 빠른 사람은 50퍼센트 더 느린 사람보다 우월한 사람이다. 그리고 더 빠른 사람이 더 높은 계층에 든다.

그리고 골턴은 계층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새로운 통계법을 착안하는데, 여러 자질 별로 계층과의 연관성을 평가하게 해 준 기법인 상관관계 분석이 바로 그것이었다. 골턴은 주장한다.

한 사람의 계층은 지적, 신체적, 도덕적 차원을 아우르는 모든 자질과 면모에 걸쳐 일관되게 유지된다.

케틀레의 평균적 인간 개념과 골턴의 계층화 개념은 평균이 정상을 판단하는 믿을 만한 기준이라고 믿게 되었고 이는 미국의 테일러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20세기 산업·교육계에서 평균주의의 발전

20세기 자동차 공장 Photo by  Jamie Street  on  Unsplash

20세기 미국의 산업계를 이끈 '테일러'는 시스템을 개개 고용인에게 맞춰서는 안 되고 그보다는 시스템에 잘 맞는 평균적 인간을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1890년대부터 평균 방법이 오류를 최소화해준다는 가정과 같은 방식으로 공장의 비효율성을 최소화해줄 '표준화' 기법을 도입하였다. 테일러는 '표준화 시스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하려는 근로자야말로 최악 중 최악이다.
공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단 하나의 최선책" 바로 표준화된 방법이다. 
표준화된 시스템이 개인보다 최우선 돼야 한다.

 

이 후 미국 산업계를 뒷받침할 노동자를 교육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는데, 그 당시 '미국 교육계의 테일러' 손다이크가 등장한다. 그는 '평등보다 질'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모든 학생이 동일한 평균적 업무에 준비되도록 동일한 평균적 교육을 받게 해주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는 주장은 잘못된 생각이다. 학교란 어린 학생들을 각자의 재능에 따라 구분하여 저마다에게 맞는 삶의 지위를 즉 관리자형 일지 근로자형 일지 탁월한 리더형 일지 효율적으로 정해 그에 따라 교육 자원을 제대로 배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일에 재능이 있는 사람은 다른 대부분의 일에도 재능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그러한 사람을 리더로 내세워야 한다.

 

손다이크는 위 교육철학을 토대로, 학생 등급화 시스템을 세우는 데 일조하였다. 쓰기, 읽기, 산술 등 표준화 시험을 마련하여 등급에 따라 영재, 우등생, 열등생을 구분하였다. 즉, 학교의 목표가 모든 학생을 똑같은 수준으로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타고난 재능 수준에 따라 분류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1890년부터 1940년대까지 50년 동안 기업이며 학교며 정부며 가릴 것 없이 모두 시스템이 개개인보다 중요하다는 신념을 지침 원칙으로 차츰차츰 받아들이며 우리들 각자에게 유형이나 등급에 따라 기회를 부여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미국 사회 전역에서의 보편적 평균주의 시스템 시행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부유한 민주주의의 수립에 기여하였다.

 

하지만 20세기에 산업·교육계의 성장을 이끈 평균주의는 현재까지도 개발도상국처럼 기술력이 하향 평준화된 그룹 또는 구성원의 실력을 일정 수준 올릴 때 적합했지만, 현대에 이르러 한계에 도달했다.

 

그러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저자는 3가지 개개인성의 원칙을 주장한다.

 

개개 인성의 3가지 원칙은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인간사회를 보다 복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원칙

 

이제 구체적으로 들쭉날쭉의 원칙,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을 살펴보도록 하자.

 


 

 들쭉날쭉의 원칙 : 인간은 단순하지 않다.

복잡계 Photo by  Hike Shaw  on  Unsplash

저자는 평균주의에 기반한 일차원적 사고방식을 비판하며, 인간을 다음과 같이 전제하면서 들쭉날쭉의 원칙을 강조한다.

 

첫 번째, 반드시 다차원으로 이뤄져 있어야 한다. 

두 번째, 반드시 이 여러 차원들 사이에 관련성이 낮아야 한다.

 

그리고 이 원칙을 깨달은 구글 채용 담당자 칼라일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통적인 기준, 그러니까 등급이나 시험 점수가 정말로 훌륭한 기준이라면 왜 그렇게들 누가 봐도 비전통적인 기준인을 추가로 보완하려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어서 실험을 감행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리고
자료를 분석해보니 구글의 대다수 업무 영역에서 단 하나의 변수가 중요한 지표가 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아니, 단 하나의 업무 영역에서도 그런 경우가 없다고 해야 맞겠네요.

 

결국 인간의 능력 또는 실력은 평균을 기준으로 일차원적으로 평가하기에 보다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맥락의 원칙 : 선천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 다만 특성과 상황이 결합할 뿐이다.

social environment Photo by  Kevin Curtis  on  Unsplash

저자는 우리를 일련의 특성에 따라 평가하는 성격 검사 등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격 검사을 하는 이유는 어떤 사람의 성격에 대한 본질을 규정하고 있는 특성들을 알면 그 사람의 진짜 정체성을 꿰뚫을 수 있다는 우리의 뿌리 깊은 확신을 만족시키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 대부분이 특정 사람이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의 여부는 본질적으로 그 사람의 영혼 깊숙이 은밀하게 내재돼 있어서 이런 성격 규정이 그 어떤 환경이나 업무에서든 진가를 발휘하기 마련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고 주장하는데, 이를 '본질주의 사고'라고 한다. 저자는 본질주의 사고에 대해 비판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맥락의 원칙을 직원 채용에 적용해볼 때, 직원의 '본질'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그 직원이 수행해야 할 직무의 수행력과 그 직무 수행이 행해질 맥락에 주목하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 다시 말해 특정 상황이나 직무에서 직원의 수행력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소통관계에 있어, 특정한 맥락에서 그 사람을 판단하기보다 그 사람이 공격적 행동을 할 경우 맥락의 관점에 따라 '저런 맥락에서 저런 행동하는 이유는 뭘까?'라고 생각해야 한다.

 


 

 경로의 원칙 : 올바른 경로란 없다. 같은 종착지를 놓고 다양한 경로가 있을 뿐이다.

미로 Photo by  beasty .  on  Unsplash

우리들 대다수는 본능적으로 정상적 경로에서의 이탈을 뭔가 잘못됐다는 신호로 간주한다. 하지만 이런 확신은 평균주의의 세 번째 정신적 장벽인 규범적 사고에서 기안하는 것이다.

규범적 사고의 핵심 가정은 다음과 같다.

 

성공한 졸업생이나 전문가 같은 본받고 싶은 어떤 특정 그룹의 평균적인 일원이 따르는 길이 올바른 경로이다.
그리고 아동의 발달, 걷기, 말하기, 읽기 등등 온갖 것에는 정해진 지표가 있다는 것이 옳다

 

하지만 개개인의 학습 속도와 학습 능력에 있어 상당한 관련성은 없다고 가정하고 실험한 연구에서 인간의 능력은 각자 다르므로 독자적 속도로 학습하도록 허용해줄 경우에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하였다. 그 결과 학습 속도에 약간의 유연성을 허용한 결과 대다수 학생들이 아주 뛰어난 성취도를 보였다.

 

결국 경로의 원칙은 성공 또는 인간의 발달에 있어 보편적인 고정 순서가 없다는 사실이다. 성장하거나 학습하거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누구나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그런 일련의 단계 따위는 없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대학원생 때 개개 인성의 원칙(들쭉날쭉의 원칙,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을 적용한 사례를 언급한다.

 

"나는 나에게 잘 맞는 길을 선택하기 위해 그러니까 구체적 예를 들면 수강할 과목의 순서를 정하기 위해 지루함을 잘 견디지 못하지만 어떻게든 흥미가 끌리게 된 내용에는 초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측면(들쭉날쭉의 원칙)을 이해하고, 고등학교 때 알던 아이들이 듣는 수업을 피하고 논쟁과 이이디어 중점식의 수업을 찾아보았다.(맥락의 원칙) 그리고 위와 같은 들쭉날쭉한 측면과 상황 맥락 별 기질을 이해한 덕분에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독자적 경로를 정할 수 있었다." 

 


 

 적용

스타트 Photo by  Braden Collum  on  Unsplash

나에게 있어 이 책의 핵심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인간은 실력은 복잡계다. 따라서 자기에게 적합한 맞춤형 프로젝트 중심의 실력을 키우는 게 핵심이다.

 

이 핵심을 현재 나의 직장 생활과 대학원 생활에 적용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 할 수 있을까?

 

우선 둘쭉날쭉의 원칙의 핵심은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직장 업무의 경우, 새로운 업무 방법으로 정해진 시간에 사람들과의 1:1 상담 서비스 제공, 상담 내용을 데이터화 내놓는 작업을 통해 빅데이터 생성, 분석하여 새로운 해석을 검증해보자. 

대학원 공부에서는 결국 다양한 논문 보는 작업을 해보자. 1학기 때는 논문을 어떻게 읽는지, 발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감을 잡는 시간이었다면, 2학기 수업 때는 내가 맡은 주제만을 조사하고 정리하기보단 다른 주제에 관해 논문을 찾아 요약하고 정리하는 등 예습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맥락의 원칙의 핵심은 인간관계에서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상황과 특성을 고려하여 그 사람을 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나의 직장 인간관계의 현주소는 한마디로 경력에 비해 "눈치(?) 없이 행동한다" 고 표현할 수 있다. 즉 다른 사람의 상황과 특성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보면 된다. 원인은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내 말만 아는 성격에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쓸데 없는 말부터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여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행동을 의식적으로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다른 사람 말에 집중함으로써 상대방이 어떤 특성을 가졌고 어떤 상황에서 특성이 파악하여 더 나은 의사소통을 하도록 실천해보자.

 

경로의 원칙의 핵심은 직장 내 승진에 매몰되기보다는 은퇴 이후 노후 대비를 위한 '실력'을 쌓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승진이 목숨을 건다. 물론 나 또한 승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장 눈 앞에 승진이 나의 봉급과 직장 내 안정감을 높여줄 수 있으니깐.

하지만 승진을 준비자들과의 경쟁, 갈수록 저평가되는 승진의 가치, 승진 가도를 달린 은퇴 후 직장동료의 무기력한 삶을 보면 승진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도 많이 든다.

결국 승진에 목매달며 직장 내 피라미드를 올라가는 것 보다 현재보다 더 나은 실력을 추구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은퇴 이후 노후까지 대비하는 방법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직장 내 역량을 키우면서 은퇴 이후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것을 생각해보면 법무사, 노무사 정도인 것 같다. 대학원 마무리 이후 곧바로 실천에 옮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