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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tory/실천적 서평 글쓰기

대학원에서 실력과 돈을 동시에 추구하는 법

최근 뭔가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 벌어졌다.

 

지루하다....[Photo by  Adrian Swancar  on  Unsplash]

바로 대학원은 왜 다니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감정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일이다!

 

대학원 공부가 논문 중심으로 책만 읽은 공부라서 지루함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막상 입학한 대학원 생활이 왜 이리 후회가 되는지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싫다.

 

그리고 대학원 공부가 싫은 이유 중 하나는 '피드백 없이 나 혼자 논문을 읽고 정리하고 요약하는 작업을 통해 뭔가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방점은 '피드백 없이 나 혼자'가 되겠다.

 

그러던 중 부산대 커뮤니티 '마이피누'에서 독서모임을 하나 발견했다. 게시물을 올린 분도 체인지그라운드x뼈아대x신박사TV 팬인 듯하였다.

 

내가 다른 모임보다 이 모임을 먼저 신청한 이유는 공지사항에 "체인지그라운드 책을 읽고 서평 쓰자"는 문장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현재 군산, 전주, 울산, 성남 빡독 등 여러 지역에서 빡독 행사를 졸꾸러기분들께서 운영하고 계시는데, 유독 대도시인 부산이 없어 아쉬웠었다...)

 

그리고 11월 7일에 정모 때 함께 논의할 칼 뉴포트의 「열정의 배신」을 읽고 지금 서평을 쓰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지려버렸다.

 

왜냐하면 저자가 이 책을 쓸 당시 대학원 박사 학위 취득 후 교수 임용을 막 했을 때 쓴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이 나의 지금 상황에 정말 부합했기 때문에 더 놀라웠다.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보자. 

 

열정을 따르라는 조언은 사실 끔찍한 조언이다.

열정론을 강조한 스티브 잡스 또한 그 성공과정에 "디테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국 애플은 열정의 산물 같은 게 아니라 별 볼 일 없는 계획이 기대를 뛰어넘어 성공한 행운의 결과였을 뿐이다.

일을 통해 스스로를 단련하는 게 중요합니다. 실력이 갖춰질 때까지. 그 기간이 가장 힘든 단계다.

여러분의 문제는 직접 해 보기도 전에 모든 일을 미리 판단하려 든다는 거예요. 그건 정말 큰 잘못이에요. #26-33

 

이 책의 저자는 열정론을 비판한다. 열정론이란 '내가 현재 좋아하는 무언가를 찾아 거기에 투신하라는 직업적 패러다임'을 말한다. 저자는 직업을 찾아 직접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그 직업이 나에게 딱 맞는지 아는가라며 팩트를 날린다.

 

그러면서 좋은 직업을 찾는 것보다는 선택한 직업 내에서 실력을 갖추라고 언급한다.

 

그럼 실력은 어떻게 갖출 수 있을까?

 

대학원 과정이 끝나갈 무렵 제가 몰두하고 있던 연구 방식은 웹 사이트에 연구 주제를 쓰고 또 고치는 일의 반복이었다. 아주 진을 빼는 과정이었다. 나의 연구가 재미있다는 점을 세상이 알아주길 원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마틴의 이야기는 그런 자기 홍보에서 날 한발 물러서게 해 주었다. "그런 사소한 데 집착하지 말고, 그보다는 실력을 쌓는데 더 집중하라"라고 얘기해 주었던 것 같았다. 실력을 쌓고 있다고 측정하는 방법은 '매달 연구에 투자하는 시간을 계산하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대학원생 시절 실력을 올리기 위한 의식적 훈련에 대해서 언급한다.

여기서 저자가 블로그 '스타디 헥스'를 운영하면서 자기 연구와 관련된 내용을 업로드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구라는 게 워낙 전문적이고 니즈가 적은 시장이라 피드백이 없어 지속이 어려웠던 걸로 보인다. 하지만 누군가가 내 실력의 증명을 요구할 때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웹사이트를 통해 공유하면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바이럴 마케팅하면서 전문 분야의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고 '매달 연구에 투자하는 시간을 계산'하면서 실력 측정을 시각화하였다.

 

결과 중심 마인드셋 [Annie Spratt, 출처 : unsplash]

저자는 이런 마인드셋을 장인 마인드셋으로 명명하였다.

 

장인 마인드셋은 '일에 대해 결과를 중시하는 접근법'을 말한다. 결국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실력을 쌓아라'는 뜻이다. (59)

 

이 책을 읽으면서 첫번째 소름 돋았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체인지 그라운드, 뼈아대, 신박사 TV를 즐겨보는 나는 신박사님이 말씀하시는 실력이 도대체 무엇인지 잘 몰랐다. '실력'이라는 개념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고 있지만 했지, "실력은 이거야!"라는 정의를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실력을 '일에 대한 결과'라는 것을 간단 명료하게 말해주는데,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며 "아, 이거구나"라는 마음속의 환호성을 지른 기억이 난다.

 

장인 마인드셋은 단지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모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61
자신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잘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그리 훌륭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거다. 핵심은 실력이 갖춰질 때까지 어떻게든 버티는 것이다. 이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68

 

저자는 실력을 정의하면서 실천 또한 강조한다. 그리고 꾸준한 실천이 가장 어렵다는 코멘트를 분명히 하고 있다. 어느 분야든 불문하고 실력의 핵심은 '졸꾸(졸려도 꾸준히)'라는 말이 여기서도 증명되는 듯하다.

 

저자는 말한다.

 

단지 어떤 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곧 실력의 정체기에 이르게 되고, 이후로는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기타를 치던 저자나 토너먼트에만 매달리던 체스 선수들 또는 대부분의 지식 노동자들에게 일어하는 현상이다. 바로 '정체기'를 맞는 것이다. #106

 

정체기(Photo by  Yuris Alhumaydy  on  Unsplash)

그리고 저자는 우리가 왜 졸꾸할 수 없는가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지속적으로 졸꾸를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성장의 정체기 구간을 언급한다.

 

즉, 열심하면서 성장의 선순환 구조로 들어와 열심히 하게 되지만, 성장이 더뎌지면서 마침내 정체된다면 긍정적 피드백이 눈에 보이지 않아 무기력과 함께 악순환으로 들어가게 되어 여기서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내용을 언급한다.

나의 경우, 대학원 발표 준비를 위해 논문을 읽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아프고 재미가 없어지게 되면 무기력에 빠지면서 유튜브 보는 시간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그리고 짧으면 3일, 길면 7일 간 논문을 보지 않았다. 악순환에 들어가니 빠져나오기 위한 의지 자체가 없어져서 정체기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다.

 

음악가나 운동선수나 체스 선수는 모두 이 의식적 훈련이란 개념에 친숙한 반면 지식 노동자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이 책에서 알게 되었다. 저자는 말한다.

 

대부분의 지식 노동자는 의식적 훈련의 불편한 중압감을 무슨 전염병이라도 되는 양 피하려 든다. 실제로 전형적인 사무실 근무자들은 강박적으로 이메일(우리나라에서는 핸드폰)을 체크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데, 약간의 정신적 스트레스마저 거부하려는 심리가 표출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219

 

그리고 두 번째 원칙에 대해 추가적으로 이렇게 언급한다.

 

두 번째 원칙을 탐구하면서 저자의 깨달음은 일에 접근하는 방법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이전에 웹사이트를 제작하여 판매할 때에는 '생산성 중심'의 사고방식이었다. 따라서 무조건 일을 끝내는 것이 최우선 순위였지. 하지만 이런 생산성 위주의 사고방식은 의식적 훈련이 필요한 일을 뒤로 미루게 한다. 생산성 위주의 사고방식으로 일을 하게 되면, 완료할 방법도 불분명할 뿐 아니라 의식적 훈련이 요구하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편함까지 고려하면 일정을 계획할 때 우선적으로 선택하지 않게 된다. 머리가 복잡해지는 증명 문제와 씨름하기보다는 자신의 대학원생 웹 페이지를 새로 꾸미는 게 훨씬 쉽다. 그 결과 대학원생 초기에 강제로 쌓아 두었던 커리어 자산(교수님이 함께 도와준 2년 동안의 논문을 읽고 요약하는 의식적 노력과 훈련을 통한 자산)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줄어들었다. 하지만 일의 두 번째 원칙, '누구도 무시 못 할 실력을 쌓아라'는 원칙에 대한 연구는 저자를 한층 '실력 중심'으로 만들어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바꾸어 놓았다. 결국 뛰어난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했는데, 뛰어난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의식적 훈련이 더욱 필요해져서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225

 

이 책에서 소름 돋았던 2번째 대목이다.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만 처리한다...(Photo by  Chang Hsien  on  Unsplash)

과거 직장을 다녔던 나에게 있어 왜 대학원 공부가 재미없고 힘들고 짜증나는지 이 책의 저자는 확실하게 제시해주고 있다. 바로 '생산성 중심 사고방식'이다!

 

위 인용문은 책의 맨 마지막 쳅터인 '프롤로그'에서 등장하게 되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논문 읽기, 요약 등이 중심인 '대학원 공부'에서 빠른 성과물이 안 나오니 그게 너무 싫었던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빠른 피드백과 눈에 보이는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면 "왜 하고 있나, 그만두자"라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 게 아닌가!(단, 자신의 연구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제외)

그렇다면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생산성 중심의 사고를 통째로 바꾸어 연구 분야의 의식적 훈련만 집중할 것인가?

그것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저자는 아웃풋 중심의 작은 도전과 리마커블 법칙을 제시한다.

 

심스는 크리스 록이 HBO 특집 중 하나로 격찬 받는 코미디 쇼를 준비하는 과정을 들었다. 록은 어떤 소재가 대중들에게 먹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뉴저지 지역의 작은 코미디 클럽들을 예고 없이 40~50차례나 방문하곤 했다. #193

리마커블의 법칙 : 사명감 기반의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2가지 측면에서 리마커블 해야 한다. 첫 번째, 그 프로젝트를 접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거기에 주목하도록 요청할 정도여야 한다. 두 번째, 그렇게 주목받을 수 있을 만한 장소에서 시작해야 한다.

 

'아웃풋 중심의 작은 도전'은 심스의 사례에서 자연스레 발견할 수 있다. 즉, 대중에게 자신의 결과물을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 '작은 도전'이다.

 

그리고 리마커블의 법칙은 자신의 결과물을 기간 내 최선을 다해 만들고 브런치,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에 업로드하여 '방문자수', '공유수'와 같은 정량적 지표를 통해 피드백을 받는 방법을 이용한다면 훌륭한 퍼포먼스로 대학원 졸업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론적으로 책에 나온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1. 열정론에 근거하지 않고 철저한 Performance 중심 패러다임에 기초하여 '논문세미나 인원을 모집, 운영'함으로써 논문 읽고 요약 정리한 Output(결과) 중심의 퍼포먼스 내고 졸꾸해보자.

 

2. 온라인 블로그에 나의 연구 콘텐츠를 업로드 하고 대중에게 피드백을 받는 구조로 리마커블 법칙을 실천해보자. 구체적으로 리마커블 법칙을 적용해보면, '티스토리 블로그, 해피캠퍼스, agit(아지트)-카카오 협업 어플-'라는 온라인상의 '장소'에 바이럴 마케팅을 시험해보고, '논문 읽고 요약한 Reference글, 나만의 논문 요약 글'이라는 컨텐츠를 최대한 꾸준히 양을 늘려가며 질 또한 높이는 방법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실천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