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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tory/Book Review -씽큐온-

[3책_평균의 종말, 토드 로즈] 1부_평균의 시작, 케틀레, 골턴, 테일러, 손다이크 중심으로

 

대체 우리 사회는 어쩌다 평균적 인간이라는 개념에 절대적인 믿음을 갖게 된 것일까?


'평균적 인간'이라는 잘못된 개념은 1840년대 아돌프 케틀레라는 학자에 의해 시작된다. 케틀레는 생각하였다.



케틀레는 사회문제를 다루기 위한 과학을 개발할 수는 없을까? 그 자신이 신비로운 천문현상에 숨겨진 패턴을 찾아내기 위한 방법을 터득하려고 평생을 매달려왔던 과학을 활용하여 사회적 행동 속에 숨겨진 패턴을 찾을 수 없을까? 천문학적 연구법을 사람들의 연구에 적용하여 사회물리학계의 아이작 뉴턴이 되보자.

천문학의 경우, 여러 관찰에서 서로 다른 측정값이 나올 경우 그 중 어떤 측정값을 사용할지 판가름 해낼 해결책이 필요했는데, 이 때 '평균법'이 탄생하였다. 케틀레는 사회학의 수립에 과감히 뛰어들면서 가장 중요시한 결단은 천문학의 평균법을 차용해 사람들에게 응용해보는 것이었다.

수학적 평균은 인간사회의 복잡함을 패턴화하기 위한 시도였으나, 현실의 불확실성은 극단의 왕국의 블랙스완에 의해 현실의 판도를 바꾼다는 점을 케틀레는 깨닫지 못했다.

케틀레는 평균값이 정확히 어떤 의미를 담는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곤 다음과 같은 의미를 부여하였다.


축적된 전체 오류값은 평균 측정값을 통해 최소화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나온 평균적 인간은 이상적이고, 평균에 벗어난 개인은 오류다.


오늘날에는 평균적 사람을 집단의 한 유형의 전형적 표본으로 간주한다. 집단의 전체 구성원들이 일련의 공통적 특징에 따라 행동한다는 식으로 가정하면서 사람들을 단순화해 생각하려는 경향이 강한 편인데 케틀레의 연구는 이런 경향에 과학적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사회학의 토대로 자리 잡았다.


케틀레가 착안해낸 이 평균적 인간이라는 개념은 바야흐로 평균의 시대를 열었다. 다시 말해 평균이 정상이 되고 개개인이 오류가 되며 과학이 정형화에 정당성을 각인시켜주는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그리고 현대에 들어와서는 한 그룹의 유형을 알면 그 개인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는 이론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1890년대 프랜시스 골턴이라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는 영국의 부유한 상인 계층의 한 사람이었다. 골턴은 평균이 사람들을 이해하는 측면에서 과학적 토대를 이룬다는 점에서 케틀레의 의견을 같이 했지만, 평균적 인간이 '이상적 인간'이라는 케틀레의 주장이 반박한다. 그리고 주장한다.

평균을 기준으로 평균 이상의 인간을 우월층에 속하는 반면, 평균 이하의 인간을 저능층이다. 예컨대 평균보다 50퍼센트 더 빠른 사람은 50퍼센트 더 느린 사람보다 우월한 사람이다. 그리고 더 빠른 사람이 더 높은 계층에 든다.

골턴의 평균의 계층화 분류는 평균의 의미를 정상의 개념에서 평범함의 개념으로 탈바꿈시켰다. 골턴은 인간의 가치는 평균치에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를 기준으로 평균을 이용한 계층화 개념을 더욱 확고히 하였다.


그리고 골턴은 계층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새로운 통계법을 착안하는데, 여러 자질별로 계층과의 연관성을 평가하게 해준 기법인 상관관계 분석이 바로 그것이었다. 골턴은 주장한다.

한 사람의 계층은 지적, 신체적, 도덕적 차원을 아우르는 모든 자질과 면모에 걸쳐 일관되게 유지된다.


케틀레의 평균적 인간 개념과 골턴의 계층화 개념은 평균이 정상을 판단하는 믿을 만한 기준이라고 믿게 되었고, 성과라는 편협한 기준에 따른 개개인의 계층이 개개인의 재능을 판단하는 유용한 도구라는 믿음도 갖게 되었다. 이 2가지 개념이 현재 전 세계의 교육 시스템, 대다수의 채용 관행, 상당수 직원 업무 평가 시스템 이면에서 구성원칙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형와 계층화는 현대사회에서 아주 기본적이고 당연하고 마땅한 일처럼 여겨지게 되면서 이제 우리는 그런 판단이 어떠한 경우든 예외 없이 판단을 받는 사람의 개개인성을 묵살하고 있다는 사실마저 더 이상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평균주의가 언제, 누구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기업과 학교의 주류 조직 원칙으로 올라서게 된 것일까? 이는 테일러라는 한 명의 인물에 의해 주도된 결과이였다.


테일러는 당시 공장 시대의 새로운 문제들이 일어나는 원인을 '비효율성'이라고 보았다.

노동력 낭비는 전적으로 공장의 근로자 배치 방식에서 비롯된 결과야!

이에 근거하여 테일러는 평균주의의 중심 지침, 즉 개개인성의 등한시 개념을 채택함으로써 업계의 비효율성을 체계적으로 해소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테일러는 시스템을 개개 고용인에게 맞춰서는 안 되고 그보다는 시스템에 잘 맞는 평균적 인간을 고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1890년대부터 평균 방법이 오류를 최소화해준다는 가정과 같은 방식으로 비효율성을 최소화해줄 '표준화' 기법을 도입하였다

표준화는 개개인성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에 대비하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

테일러는 공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단 하나의 최선책"이 있다며, 그 단 하나의 최선책은 바로 표준화된 방법이라고 주장하였다. 테일러에게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하려는 근로자야말로 최악 중 최악이었다. 테일러는 말한다.

시스템이 개인보다 최우선 돼야 한다.


그렇다면 표준화 기준은 누가 만들어야 하는가?


테일러는 주장하길, 표준화 기준은 근로자와 별개의 '기획자' 계층에 의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관리자'에 의해 근로자는 통제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테일러는 기업 내 직무의 근본적 분리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으며, 이 분리 기반은 기업을 꾸려나갈 책임을 맡을 관리자들과 실무를 수행할 사원들로 나누는 체계이다. 이제 사고와 기획 업무가 현장 업무와 별개로서 분명하게 분리됨에 따라 기업들은 그런 사고와 기획 업무 수행의 최선책을 알려줄만한 전문가를 찾고자 하는 갈망에 목말라했다. 이런 갈망을 채워주기 위해 경영 컨설팅업이 탄생했고 프레더릭 테일러는 세계 최초의 경영 컨설턴트가 되었다.


테일러의 공장 공정의 표준화 방식은 인간 관련 결정에서 유형과 계층을 활용할 경우 항상 옳지는 못하더라도 평균적으로 옳은 편이 되며 표준화된 공정과 역할들로 수두룩한 거대한 조직으로선 그 정도로도 만족하였다. 관리자들이 사원에 대해 오판을 내린다 해도 시스템에 잘 맞추지 못한 탓이라고 그 사람에게 허물을 씌우면 간단히 해결되었다. 


20세기 테일러주의가 미국의 산업을 탈바꿈시키면서 도시 이민자와 공장 노동자의 교육문제가 대두되었다. 테일러주의자들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평균적 근로자들로 이뤄진 시스템이 천재들로 이뤄진 시스템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에 학교는 특출한 재능을 길러주려 애쓸 것이 아니라 평균적 학생을 위한 표준 교육에 힘써야 한다.

이에 기초하여 테일러주의자들은 산업체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근로자로 성장하도록 가르치기 위해 전체 교육 시스템의 구조를 평균 중심으로 표준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것이 바로 '게리 플랜'이다.

게리 플랜이란 학생들을 나이별로 나눠놓고 그렇게 분리된 그룹별로 교실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표준화된 시간 동안 수업을 받게 하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교육 방식에 1924년 미국의 언론인 헨리 루이스 맹켄은 당시 시스템을 이렇게 요약한다.

공교육의 목표는 계몽화가 아니다. 현재의 공교육은 가능한 한 많은 개개인들을 똑같은 안전 수준으로 강등시키고 표준화된 시민을 길러내고 훈련시키면서 반대 의견과 독창성을 억누르고 있을 뿐이다. 이는 미국뿐만이 아니라 세계 전역에서의 공교육이 내세우고 있는 목표이다.

이 후 미국 교육의 한 획은 그은 손다이크가 등장한다. 그는 '평등보다 질'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모든 학생이 동일한 평균적 업무에 준비되도록 동일한 평균적 교육을 받게 해주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는 주장은 잘못된 생각이다. 학교란 어린 학생들을 각자의 재능에 따라 구분하여 저마다에게 맞는 삶의 지위를 즉 관리자형일지 근로자형일지 탁월한 리더형일지 효율적으로 정해 그 에 따라 교육 자원을 제대로 배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일에 재능이 있는 사람은 다른 대부분의 일에도 재능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그러한 사람을 리더로 내세워야 한다.

손다이크는 이에 근거하여, 학생 등급화 시스템을 세우는 데 일조하였다. 쓰기, 읽기, 산술 등 표준화 시험을 마련하여 등급에 따라 영재, 우등생, 열등생을 구분하였다. 즉, 손다이크는 학교의 목표가 모든 학생을 똑같은 수준으로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타고난 재능 수준에 따라 분류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1890년부터 1940년대까지 50년 동안 기업이며 학교며 정부며 가릴 것 없이 모두 시스템이 개개인보다 중요하다는 신념을 지침 원칙으로 차츰차츰 받아들이며 우리들 각자에게 유형이나 등급에 따라 기회를 부여했다.


물론 이러한 경향이 사회에 기여한 바도 있다. 미국 사회 전역에서의 보편적 평균주의 시스템 시행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부유한 민주주의의 수립에 기여하였다. 하지만 현재 평균주의 시스템에 의해, 우리 모두는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되되 더 뛰어나려고 기를 쓴다.


그렇다면 개개인이 오로지 평균을 참고해야만 평가 될 수 있다는 신념에 입각해 있는 사회에서는 어떻게 해야 개개인성을 이해하고 활용할만한 조건을 구축할 수 있을까?


심리학 교수 피터 몰레나는 지능검사에서 평균주의의 맹점을 발견하게 된다. 한 사람의 진짜 평점을 감별하는 유일한 방법은,

같은 사람에게 같은 검사를 몇 번씩 되풀이해서 실시하는 방법 뿐이다.
하지만 많은 연구는  한 사람을 여러 번 측정하는 것과 여러 사람을 한 번 측정하는 것이 서로 대체 가능하다고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몰레나는 평균주의의 치명적 결함이 개개인성을 무시한 채로 개개인을 이해할 수 있다는 모순된 가정에서 기인함을 깨닫고 이 오류에 '에르고딕 스위치'라는 명칭을 붙였다.

에르고딕 이론은 그룹에 대한 정보를 활용해 그룹 개개인에 대한 결론을 도출해낼 때 명기하는 원칙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그룹 평균을 활용해 개개인에 대해 예측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데, 이 때 2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그룹의 모든 구성원이 동일할 것.
둘째, 그룹의 모든 구성이 미래에도 여전히 동일한 것.


수학의 원칙인 '에르고딕'을 인간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음에도 평균주의의 유혹에 속아 개개인을 평균과 비교함으로써 개개인에 대해 뭔가 중요한 것을 알아내고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지만 실제로는 개개인에 대해 중요한 것을 모조리 무시하고 있는 상태가 바로 '에르고딕 스위치'이다. 


평균주의가 개개인을 대표할 수 없다는 주장은 실용중의를 중시하는 평균주의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반박을 불러낸다.

지금 혼란 상태로 들어가자는 얘깁니까!!!! 평가와 모형화와 개개인 선별에서 평균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무엇을 가지고 그런 일을 수행한단 말인가?


평균주의자들은 자신들의 논리가 오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수하는 이유로 2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평균을 기준으로 평가하기 쉽다.
둘쨰, 빠른 평가와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몰레나는 정말로 평균의 독재를 완전히 타도하고 싶다면 평균주의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개개인의 이해에서 등급화나 유형화보다 더 적절한 결과를 얻게 해주는 실질적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가가하였다.


일단 몰레나는 평균의 시대를 특징짓는 2가지 가정을 살펴보았다. 이것은 다음과 같다.

1. 평균이 이상적인 것이며 개개인은 오류다
2. 한가지 일에 탁월한 사람은 대다수의 일에서 탁월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평균주의자들이 활용하는 수학 이론 이른바 statistics(통계학)가 아닌 역동적 시스템이라는 가변적이고 비선형적이며 역동적인 값의 수학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평균주의의 주된 연구 방법은 종합 후 분석이다. 즉, 여러 사람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뒤 그 그룹의 패턴을 살펴보고 그다음에 이 그룹 패턴을 활용해 개개인을 분석하고 모형화한다.


반면 개개인의 과학은 과학자들에게 분석 후 종합을 유도한다. 먼저 각 개개인의 패턴을 살펴 본 다음 이런 개개인별 패턴을 취합해 종합적 통차를 얻어낼 방법을 찾는다.


텔렌의 유아의 보행반사 연구에서의 핵심, 포동포동 허벅다리 이론 또한 개개인의 과학, '분석 후 종합'의 방법을 통해 밝혀낸 결과이다.